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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 잠 못 드는 밤, 기사를 쓰네.
- 구세라
- 조회 : 3293
- 등록일 : 2010-03-27
# "난 한 단계씩 한 단계씩 올라왔던 것 같아. 한 번에 두 계단은 올라본 적이 없어. 음, 쭉 그래 왔던 것 같아."
3기 송지혜 양은 지난 25일(목) 도서관 지하 매점에서 운을 뗐습니다. 다니엘 모리스 선생님의 수업이 끝난 A반 몇 명은 B반이 수업 하는 동안 과자와 음료수를 즐기자며 자리를 잡고 앉았지요. 앞서 말한 송지혜양과 곽영신 군과 안세희, 구세라 양이 그들이었습니다. "글쓰기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느낌표였죠. 어쩌면 우리가 걸어온 길, 나아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음만 급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나왔고, 여러 계단을 한 번에 뛰어오르려고 하다가 오히려 구덩이에 빠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슈퍼마리오 게임을 예로 들기도 했죠. "빠밤빰 빠밤빰 빰♬"노래에 맞춰 마리오가 점프해 장애물을 건널 때, 욕심을 부리거나 마음이 급하면 물에 빠져버린다는 이야기를요. 넷은 그렇게 깔깔깔 웃으면서 그날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 발표는 사랑을 싣고
오후의 시간이 그리도 즐거울 수 있는 이유는 목요일이 참 바쁜 날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수업이나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기는 마찬가지겠지요. 하지만, 특히 "경제사회 쟁점토론"과 "국제취재기초"가 있는 목요일은 더욱 손과 마음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3기 김인아 양과 민보영 양에게는 무엇보다 떨리는 날이었습니다. ‘웹 2.0’에 대한 발표를 공들여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밤을 새우며 준비하는 모습을 목격한 이도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권문혁 선생님께서는 ‘너희 이렇게 늦게까지 있어도 괜찮겠냐.’고 걱정도 하셨고, 3기 장희재 군은 “우와! 너희 정말 열심히 한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민보영 양에게 인터뷰해 본 결과 수다를 한참 떨다가 ‘이제 준비하자.’라며 열심히 하고 있을 때, 장희재 군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발표 준비도 좋은 경험이었지만 수다 속에서 김인아 양과 민보영 양의 ‘식성’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도 좋은 기억이라고 합니다.
이 날 오전 민보영 양의 힐과 또렷한 눈은 발표를 더욱 빛나게 했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이제 이런 모습은 앞으로 볼 수 없을 거야.”라고 말해, 큰 웃음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3기 강성원 군과 장희재 군의 발표와 송지혜 양과 전은선 양의 발표에 이어 열띤 현장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열과 성을 다하는 우리 모습을 기대해 보렵니다.
# 세저리 제호 손 글씨 받아
전 편집장 2기 김화영 군에게 미션을 드렸습니다. 아, 부탁을 해야 했다고 해야 맞겠군요. ‘세저리 뉴스’라는 다섯 글자를 붓 펜으로 써 달라는 것이었죠. 3기 기자단은 부족한 실력이기에 그것을 채울 무언가를 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전 편집장의 숨은 글씨체 엿보기였습니다. ‘세저리 뉴스’를 누구보다 아꼈을 그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손 글씨에도 그 사랑이 담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글씨체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 겠지요.흠흠.
# 내게 그런 핑계를 대지 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25(목)일 세저리 뉴스를 맡은 구세라 기자는 3기 편집장 곽영신 군에게 여러 번 뉴스 독촉을 받았습니다. 면대면 뿐만 아니라 문자와 전화로도 독촉했지만, 구세라 양은 왜인지 기사를 쓰려고 할 때마다 이상한 기운을 느꼈다고 합니다. 갑자기 머리가 아프고, 기침이 나며, 잠이 쏟아지는 현상이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그날 올리지 못해 금요일로 미뤘던 뉴스는 하필이면 저널리즘 특강으로 바빴고, 오랜 시간,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구세라 양은 끝내 곯아떨어졌다고 합니다.
곽영신 군은 27일 새벽 1시 59분, 결국 마지막 문자를 보냈습니다. “쎄라야 내가 결코 세저리 뉴스 땜에 지금 이 시간에 이렇게 문자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이죠. 그렇습니다. 기사를 쓰려고 했을 때마다 터진 여러 가지 상황들은 결국 구세라 양의 부끄러운 핑계였던 것입니다. 세저리 뉴스를 기다리고 있을 이들을 생각한다면 저질러서는 안 되는 일이었죠.
참 배우는 것이 많은 스쿨입니다. 우리는 항상 잘못을 저지르고 반성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일일 겁니다. 많이 늦어진 기사는 앞으로 좋은 기사로 갚고 싶다고 구세라 양은 다짐합니다. 또 한 주가 지났습니다. 지난 한 주보다 더 나은 한 주, 나은 한 주보다 새로운 한 주, 새로운 한 주보다 뜨거운 한 주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