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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세저리] 새벽2시 금녀의 장소 비룡학사 260호에서는...
- 이재덕
- 조회 : 3614
- 등록일 : 2010-03-25
조촐한 통닭 파티가 열렸습니다.
여기 제천은 치킨 위에 파하고 마늘 좀 올려놓은 "파닭"이라는 상품이 인기더군요.
파닭이라...마늘은 좀 섭섭해 하겠지만 이름 참 잘 짓지 않았습니까?
서울과는 달리 양념. 후라이드, 간장 이렇게 3종류로 승부를 봅니다.
걸쭉한 간장 소스가 뿌려진 통닭은 우리 곽군이 좋아하죠.
얼마 전에는 지영이가 파닭 3마리를 후라이드 1마리+양념 2마리로 시켰다가 룸메인 곽군에게 잔소리 엄청 듣기도 했습니다.
오늘도
23000원짜리 파닭 3마리를 주문하는 막내 지영이의 뒤에서 형들은
"간장 양념 꼭 시켜라"
"치킨을 3마리나 시키는데 맥주는 왜 안 시켰냐?"
"맥주는 당연히 시켜야 하는거 아니냐"
"이 정도의 사람이 모였으면 맥주6000cc정도는 기본이다"
"생맥주 1.5리터 패트병으로 3병 정도 시켜라" 등등..
전화는 지네들이 좀 하던가. 요구사항도 참 많아요.
생맥주를 추가로 주문하기위해 지영이 다시 전화를 했는데...
이런, 젠장.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이미 통닭집을 떠나버렸기에 생맥주(1.5리터*3병)를 추가로 못 시킨다는 겁니다.
화가 난 형들, 막내 지영에게
"맥주는 왜 주문이 안된다는 거냐"
"제천 통닭집 왜 이리 서비스가 부족하냐"
"그리 멀지도 않은데 생맥주 한번 더 가져다 주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
"통닭 집의 횡포 너무 하는거 아니냐"
"이런 곳은 처음 봤다"
"제천 인심 알아봤다"
"다시 한번 전화해서 생맥주 좀 시켜봐"
"(지영에게 손을 내밀며)전화 이리내. 내가 말해보마(라고는 해놓고는 손 살며시 내려놔)"
"다른 집에서 통닭 1마리 시키고 생맥주를 시키자"등등등...
암튼 녀석은 온갖 비난을 혼자서 감당할 수밖에 없었지요.
집에서 바닥에 음식을 펴놓고 술을 마시려니 흥이 안나서
뭔가 술집 비슷한 분위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햇살먹은사과 2박스를 쌓고... 여기에 반상을 올려놓으니 그럴듯한 선술집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전등을 끄고 스탠드 불을 켜니 이거 뭐...이정도면 봐줄만합니다.
우리 세저리 편집장 곽군은 수위가 넘을 정도로 섹시하게 차려입고 있었어요. 벗은 건 아니었는데... 암튼 사진 찍는다니깐 이불로 몸을 가립니다.
이런 저런 오프더레코드인 이야기를 하고 나서야... 2기와 3기 선후배들이 제대로 된 모임자리도 없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입학한지 20일이 넘도록 얘기도 못붙여 본 선후배들이 있다니요. 세저리 본디 이렇게 삭막한 곳은 아니지 않습니까?
오오홋!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신의 조화입니까?
마침 3월 26일은 2기의 서영지 양(저에게 웹2.0책을 빌려주신 너무나도 고마운..)과 3기 안세희 양의 생일이에요.
순간,
저희는 세저리 선후배간의 화합을 도모하라는 누군가의 계시라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하야~~
세저리뉴스 급제안!
그래서 내일 목요일(25일)저녁이나... 내일 모레 금요일(26일)저녁에 2기와 3기가 모여 생일 파티를 하는게 어떻겠습니까?
성원 군을 위한 파티도 함께 마련했습니다.
25일? 26일? 어떠십니까?
우선 문화관 2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가 내일 4층에 올라가 선배님들의 의견을 묻겠습니다.
그럼 뿅!
ps. 우리 겨우.. 소주 1병 마시고 힘들다고 다들 헤어졌어요. 누가 6000cc시키자고 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