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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안세희 국제신문 기자 합격
- 관리자
- 조회 : 20413
- 등록일 : 2013-12-04
지난 화요일 울적한 일이 있어 밤에 학교 올라가는 것도 포기하고 책을 읽다가 졸다가 비몽사몽하고 있는데 자정쯤 들려온 메시지 도착음. "선생님, 주무세요?" 오랜만에 보내온 세희의 메시지였습니다.
"얘가 또 흔들리나?" 3기인 세희는 졸업한 지도 꽤 됐는데 서류 탈락이 잦아지자 심야에 울먹이며 "포기하고 싶다"는 전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필경 술을 한 잔 마신 목소리였지요. 그런데 이번엔 전화를 걸어보니, 문자 그대로 자다가 홍두깨 같은 반전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저 국제신문 합격했어요." 국제신문에 미리 입사한 2기생 김화영이 하루 일찍 알아보고 알려주었다는 거였습니다. 화영은 공채가 진행되는 과정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단 둘 뽑는 공채에서 세저리가 또 한 자리를 차지한 데는 선배인 화영이 워낙 잘해 세저리 프리미엄도 작용한 것 같습니다. 부산은 이제 MBC KBS 한국일보에 이어 국제신문에도 둘이 합격했으니 KBS 창원기자와 합쳐 세저리 지부를 차려도 되겠습니다.
세희의 합격은 <한겨레>에 입사한 2기생 서영지에 이어 졸업후 2년만에 이룩한 또 하나의 인간승리입니다. 그러고 보니 둘은 공통점이 있네요. 둘 다 가녀린 외모와 달리 고집이 엄청 세다는 겁니다. 영지와 세희는 졸업후 무직 상태가 너무 길어져 메이저 언론사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곳에 추천으로 입사시키려고 의사 타진을 한 적이 있는데 대답이 똑같았습니다. "선생님, 저를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내심 "저런 아이라면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더랬지요.
둘은 학부에서 연극(상명대)과 기악(숙대)을 전공한 "비주류" 언시생이었기에 보이지 않는 장벽을 뚫느라 시간이 더 걸린 것 같습니다. 그동안 마음 고생이 합격소식을 전하는 그들의 울음 섞인 목소리에 실려오는 듯했습니다.
"선생님이 책상 유리판 밑 학생들 명단을 짚으며 "세희가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는 말씀을 하신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포기를 못하게 하시는 선생님들과 선후배의 보살핌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세희가 합격함으로써 개인적으로는 내 멘티 졸업생 1~4기가 전원 합격하는 큰 기쁨을 누리게 됐습니다. 과년한 딸들을 모두 시집 보낸 홀가분함이 이런 느낌일까요? 5~6기 재학생 멘티들, 그리고 내 모든 제자들의 로드맵 어디쯤에도 합격의 영광이 분명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흔들릴 때마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비틀거릴지언정 걸음을 멈추지는 맙시다. 봉샘